소가리 2007. 10. 14. 10:06
 
    기다림 / 박소향 기다린다는 것은 신열 끝에 묻어 오는끓어 오르는 숨막힘을 스스로 익히는 것이다기다림에 본질은 없다내가 사랑했기 때문에목마른 형벌 하나 더 메고 가는 것이다하나의 껍질을 뚫고 돌아서 나온 흔적을 보는 것이다밤과 낮을 잊고 새벽을 잊는 것이다손가락 끝에서규칙적으로 나를 살리는혈맥의 느낌을 잊는 것이다기다린다는 것은잠들지 못한 영혼이수줍게 자위하며 벌거벗고 앓다가황홀하게 숨질 수도 있는아름다운 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