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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가슴 열어 너를 채운다

사는이유-밤은가고/김정호

by 소가리 2008. 2. 20.



사는이유

투명한 것은 나를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숲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생각나면 구길수 있는 흰 종이가

시내버스를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웃음이.....

안부없는 사랑이 그렇고

창밖의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이
매일 되풀이 되는 어머니의 넋두리가 그렇다.

누군가와 싸울때마다 난 투명해 진다.

치열하게
비어가며
투명해 진다.

아직 건재하다는 증명
아직 진통할수 있다는 증명
아직 살아 있다는 무엇

투명한 것끼리 투명하게 싸운날은

아무리 마셔도
술이 오르지 않는다


w k, 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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