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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가슴 열어 너를 채운다

슬퍼만 하지는 말아야겠네

by 소가리 2011. 2. 5.


슬퍼만 하지는 말아야겠네

늘 나무는 푸른 줄 알았네.
우뚝 버티고 서서 푸른 잎을 달고
하늘이여, 뭍이여,
나, 푸르리라 했네.

어느 바람 부는 날
잎 하나 가지를 떠났네.
허공을 맴돌다
뭍으로 나려 앉았네.

한 잎, 두 잎, 온 잎들이 떨어져 버리는 날,
나무는 앙상하겠네.
푸르름이 영원할 수 없음을
그제야 알았네.

문득 머리 숙여 뭍을 보네.
거기 어린 새싹이 움트고 있네.
뿌리 내린 아기 묘목이
한뼘이나 자라고 있네.
한자 넘게 자란 어린나무들이
사내아이 더벅머리처럼 뭍을 덮고 있네.

아람들이 나무들이 있어 숲이 푸른 줄 알았는데
떨어져 쌓인 잎들을 덮고
여린 나무들이
다투어 하늘을 우러러 보네.

그래서 숲은 늘 푸르르구나!
그제야
잎들이 가지에서 떨어 져 내려도
숲이 늘 푸르름을 알겠네.
잎이 떨어져 내려도
슬퍼만 하지는 말아야겠네.


Poem and Webpage by Sungja Cho, January 12, 2011